[한국농어민뉴스] “수국 바람 불어오는 길, 해남에서 만난 정원들”
싱그러운 초여름, 꽃과 나무 사이에서 쉼을 찾다 초여름의 절정, 해남군 정원들이 생명력 넘치는 수국으로 물들고 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꽃이 피고 지는 해남의 정원은 지금, 수국의 몽글몽글한 아름다움으로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꽃과 나무, 물길과 숲길이 어우러져 자연의 서정을 전하는 해남의 대표 정원 4곳을 소개한다. ◇ 문가든 – 꽃과 나무, 산과 물이 어우러지는 여유의 공간 해남군 계곡면 오류골길에 위치한 ‘문가든’은 정원주 문홍식 대표가 수년간 황폐했던 밭과 과수원을 정성껏 가꿔 만든 민간정원이다. 1만여㎡에 달하는 넓은 정원에는 300여 종의 수목과 초화류가 식재되어 있어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정성껏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나무 그늘 아래 숨은 쉼터와 찻집이 발길을 붙든다. 정원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는 오류제 저수지는 정원의 경계를 허물며 흑석산까지 펼쳐진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철새가 날아드는 저수지와 사계절 다른 얼굴을 지닌 흑석산은 정원의 일부가 되어 자연이 선사하는 ‘차경(借景)’의 미학을 완성한다. 밤이면 은은한 조명이 정원 전체를 감싸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전남 제18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문가든은 해남에서 가장 먼저 등록된 민간정원이기도 하다. ◇ 비원 – “함께 가고 싶은 비밀의 화원으로 초대합니다” ‘비밀의 화원’이라는 이름처럼, 삼산면 가재길의 ‘비원’은 아기자기한 매력과 정성 가득한 손길이 담긴 민간정원이다.
정원주 김미정 대표가 2017년부터 직접 발품을 팔아 전국 곳곳에서 모은 나무들을 하나하나 심고 가꾼 이곳은, 1만6,000㎡가 넘는 대지 위에 주제별로 아름답게 꾸며졌다. 100년 된 철쭉이 중심을 이루는 ‘한울정원’, 수국과 동백이 어우러진 ‘수국동백정원’, 그리고 장미터널을 지나 해남의 너른 들녘이 한눈에 들어오는 ‘별빛전망대’ 등 자연지형을 활용해 만든 다양한 테마정원이 발길 닿는 곳마다 새롭게 펼쳐진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손질된 꽃송이와 정원석, 연못과 나무들은 정원의 깊이와 생명력을 더한다. 비원은 올해 전남 제28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되어 정식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 산이정원 – “산이, 정원이 되다…정원이 미래가 된다”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산이면 구성리에 위치한 ‘산이정원’은 전남 최초의 사립식물원이다. 이름 그대로 ‘산이 정원이 된다’는 뜻을 담아, 해남의 광활한 자연을 고스란히 정원으로 재해석한 대규모 공간이다. 총면적 16만평에 달하는 이 정원은, 지난해 1차로 개장한 5만평 구역에 이어 올해 전체 구역이 본격 운영되며 국내 최대 규모 민간정원으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맞이정원, 노리정원, 하늘마루, 동화의 정원 등 6개 테마정원에는 5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으며, 유명 작가의 조형작품이 자연의 풍경 속에 스며들어 하나의 스토리로 완성된다. 산책로, 미술관, 카페, 놀이시설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며, 계절별 테마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넓은 정원인 만큼 방문 전 일정을 여유 있게 계획하는 것이 좋다. ◇ 포레스트 수목원 – “수국수국, 동화 같은 풍경 속으로” 현산면 봉동길의 ‘4est 수목원(포레스트 수목원)’은 해남 최초 민간 사립수목원으로, 6만여 평의 숲길을 따라 1,400여 종의 식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식물학 전공자인 김건영·임현주 부부가 운영하며 ‘인문학과 정원’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동서양 이상향을 표현한 다양한 테마 소정원을 구성했다. 이곳은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으로부터 희귀 및 특산식물 보전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수국정원에는 희귀품종을 포함한 8,000여 그루의 수국이 식재되어 있으며, 6월 14일부터는 본격적인 ‘수국축제’도 개최된다. 정원 곳곳에는 포토존과 작은 공연무대도 마련돼 있어 연인, 가족, 친구 누구와도 동화 같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 해남의 정원은 단순히 꽃을 보는 곳을 넘어,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고 삶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쉼의 공간이다. 싱그러운 초여름, 땅끝 해남의 정원에서 몽글몽글 피어난 수국처럼 부드럽고 환한 하루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
이 시각 주요뉴스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