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공급망 불안 대응…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 위해 기술지원단·컨설팅·시범사업 연계 강화

[한국농어민뉴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농가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생산비 절감 기술의 현장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사료, 비료, 비닐 등 주요 투입재 분야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절감 기술 19개를 집중 확산해 농업 현장의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농촌진흥청은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생산비 상승 압박이 농가 경영 전반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비용 절감 효과가 크고 현장 활용성이 높은 기술을 중심으로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영농 현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전문가 중심의 기술지원단을 꾸려 이달부터 맞춤형 전문 상담에 들어갔다.
현장 지원 방식도 이원화했다. 장비나 시설 도입이 필요한 기술 8개는 신기술시범사업과 연계해 보급하고, 상대적으로 즉시 적용이 가능한 나머지 11개 기술은 주산지 중심 상담, 영농 교육, 홍보를 통해 확산한다. 신기술시범사업에는 총 97억3천만 원이 투입되며, 에너지 분야 5개 사업에 50억9천만 원, 사료 분야 4개 사업에 25억2천만 원, 비료 분야 5개 사업에 21억2천만 원이 배정됐다.
시설원예와 축산 농가의 에너지 부담을 낮추기 위한 기술 보급도 본격화한다. 시설원예 농가에는 고온기 내부 온도를 최대 4도까지 낮출 수 있는 수직 유동 확산형 순환팬과 차광도포제 보급을 확대한다. 육계 농가에는 사육 환경에 맞춘 에너지 운영 전략 수립을 돕는 에너지부하 자가진단 모델을 제공한다. 벼농사 현장에서는 농기계 연료 사용량을 최대 17.7% 절감할 수 있는 마른논 써레질 기술 보급도 강화할 계획이다.
사료비 절감 분야에서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우 농가에는 농산부산물을 활용해 사료비를 평균 16% 절감할 수 있는 자가 섬유질배합사료(TMR) 제조 프로그램 활용을 확대한다. 양돈 농가에는 인공지능이 어미돼지 체형을 분석해 적정량의 사료를 자동 공급하는 기술을 보급해 사료 이용 효율을 높인다.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이 모돈 300두 사육농가 기준 연간 약 3천900만 원의 생산비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풀사료 생산 기반 확대도 병행한다. 논 재배에 적합한 하계 풀사료인 사료피 생산을 늘려 사료 수급 안정성을 높이고, 외부 가격 변동에 따른 농가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한다. 이는 단기적 생산비 절감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국내 조사료 기반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료 사용량 감축을 위한 과학영농 기술 보급도 핵심 축이다. 농촌진흥청은 적정 시비만 실천해도 관행 대비 질소비료 사용량을 15.6%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업인은 토양환경정보 서비스 ‘흙토람’에 작물과 면적을 입력하면 필요한 비료량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어 과다 시비를 줄이고 투입비를 절감할 수 있다.
가축분뇨 발효액 활용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현재는 질소·인산·칼리 합량이 0.3% 미만이면 살포가 제한되지만, 이를 0.2%까지 허용하는 방향으로 비료공정규격 개정을 추진해 현장 활용 폭을 넓힐 방침이다. 아울러 비료를 토양 깊숙이 넣어 질소 손실을 줄이는 깊이거름주기 기술도 함께 확산해 질소비료를 20~25%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대책이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국제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급등 같은 외부 충격에 농업 현장이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기술지원단, 시범사업, 현장 컨설팅, 교육을 연계해 생산비 절감 기술의 체감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불확실한 국제 정세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농가 경영 안정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현장 밀착형 생산비 절감 기술을 신속히 전파하겠다”며 “앞으로도 신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등 장기적 관점에서 농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기술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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