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 지방정부 과도한 이격거리 규제 완화 의무화…9월 18일 재생에너지법 시행 앞두고 제도 정비

[한국농어민뉴스]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입지를 지나치게 제한해 온 지방자치단체별 이격거리 규제가 국가 차원의 상한 기준으로 관리된다.
태양광 발전설비는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200m, 풍력 발전설비는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1,500m, 도로로부터 최대 500m 이내에서 지방정부가 조례로 이격거리를 정할 수 있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8월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 3월 개정된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 오는 9월 18일부터 시행되는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개정 법률은 기존 신·재생에너지 법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정비하고,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운영돼 온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이격거리 기준에 국가 차원의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의 핵심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서 주민 수용성과 안전성을 함께 확보하는 데 있다.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이격거리는 상당 부분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 발전시설의 입지 기준에 큰 차이가 발생하면서 발전사업자의 사업계획 수립과 인허가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지방정부와 발전사업자, 관련 협회, 농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주민 수용성,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국가 차원의 이격거리 상한을 마련했다.
법제처의 시행령 개정안에도 태양광 주거지역 200m, 풍력 주거지역 1,500m 및 도로 500m 이내로 이격거리 상한을 설정하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번 제도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200m·1,500m·500m’가 전국 모든 지방정부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고정 이격거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시행령에서 정한 기준을 지방정부가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최소거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이보다 과도한 이격거리 규제를 설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한’으로 규정했다.
따라서 기존 조례에서 시행령 기준보다 더 긴 이격거리를 정하고 있다면 해당 지방정부는 법 시행에 맞춰 조례를 상한 범위 안으로 완화해야 한다. 반면 이미 시행령 기준 이하의 이격거리를 적용하고 있는 지방정부는 조례를 반드시 개정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A 지방정부가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해 주거지역으로부터 300m의 이격거리를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면 200m 이내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반대로 B 지방정부가 100m의 이격거리를 적용하고 있다면 기존 조례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설비의 경우 주거지역은 최소 5호 이상의 주택이 있는 곳을 기준으로 하며, 지방정부가 조례를 통해 정할 수 있는 이격거리는 최대 200m 이내로 제한된다. 특히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해서는 도로로부터 별도의 이격거리 기준을 조례로 설정할 수 없도록 했다.
풍력 발전설비는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 1,500m, 도로로부터 최대 500m까지 이격거리를 정할 수 있다. 여기에 풍력발전기의 높이를 고려한 안전 기준도 적용된다. 이격거리의 하한은 발전설비 높이의 2배에 해당하는 거리로 설정해 풍력발전시설의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다만 모든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에 이격거리 규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에서 정한 예외에 따라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 건물 지붕형 태양광, 자가소비용 태양광 설비에는 해당 이격거리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이를 통해 지역주민이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지역사회가 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제적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규제 개편은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의 인허가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동안 지방정부마다 서로 다른 태양광 이격거리 조례와 풍력발전 이격거리 조례를 적용하면서 같은 규모의 발전사업이라도 지역에 따라 입지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농촌지역과 산지, 해안지역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지방 조례에 따른 과도한 이격거리 규제가 사업 추진의 주요 장애물로 지적돼 왔다.
정부가 국가 차원의 상한을 설정하면서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적용 가능한 입지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태양광 발전사업, 풍력발전사업,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사업성 검토와 인허가 준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격거리 상한이 도입된다고 해서 모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해당 거리 안에서 자동으로 허가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국토계획, 환경, 산림, 농지, 문화유산, 전력계통 등 관련 법령에 따른 별도의 인허가와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재생에너지 법체계 자체도 크게 달라진다. 기존에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하나의 법률에서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함께 규율했지만, 올해 3월 법 개정으로 법률 명칭이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으로 변경됐다.
재생에너지에는 태양에너지, 풍력, 수력,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바이오에너지 등이 포함되며, 기존 법에서 함께 다뤄졌던 수소·연료전지 등 신에너지 관련 사항은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체계로 이관된다.
이에 따라 시행령 역시 재생에너지 관련 사항은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시행령」으로, 수소 등 신에너지 관련 사항은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으로 분리해 법령체계를 정비한다.
이번 법 개정은 단순히 법률 명칭을 변경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법제처는 개정 이유에서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가 하나의 법률에서 혼용되면서 공급인증서 발급과 통계 산출 등 업무 집행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해 왔다고 설명하고, 재생에너지 관련 제도를 별도의 법체계로 정비하는 취지를 제시했다.
정부는 앞으로 전국 기초지방정부를 대상으로 시행령 개정 취지와 이격거리 상한 제도를 설명하고, 법 시행일인 9월 18일 이전까지 필요한 조례 정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이경수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이번 개정은 지역마다 달랐던 이격거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상한을 정해 재생에너지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서도 주민 수용성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제도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생에너지 이격거리 규제 상한 도입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과 지방정부의 입지 규제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제도 개편으로 평가된다. 특히 태양광 200m, 풍력 1,500m, 도로 500m라는 국가 차원의 상한이 마련되면서 지방 조례에 따른 과도한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으로 실제 현장에서는 지방정부의 조례 개정과 함께 주민 수용성 확보, 사업자와 지역주민 간 갈등 조정,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확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높이면서도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과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새로운 정책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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