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784원·경유 1,773원·등유 1,380원, 22일부터 4주간 유지…중동 불안 속 폭염·집중호우 등 민생부담 고려

[한국농어민뉴스] 정부가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재상승에도 9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대로 올라섰지만 폭염과 집중호우, 생활물가 상승 등 민생부담을 고려해 휘발유·경유·등유 최고가격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8월 22일 0시부터 향후 4주간 적용되는 9차 석유 최고가격을 8차와 동일한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제유가의 가파른 반등이다. 6월 체결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의 60일 기한이 만료된 이후에도 양국 대치가 이어지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8월 초 종전 기대감으로 배럴당 70달러대까지 내려갔던 국제유가는 중동전쟁이 교착상태를 이어가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산업부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7월 다섯째 주 배럴당 88.5달러에서 8월 첫째 주 81.7달러까지 떨어졌지만 둘째 주 88.2달러로 반등한 뒤 8월 20일 93.8달러까지 상승했다.

두바이유 역시 같은 기간 80.9달러에서 79.8달러로 하락했다가 88.6달러를 거쳐 95.6달러까지 올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8월 20일 기준 배럴당 87.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8월 첫째 주 배럴당 105달러에서 20일 114달러로 올랐고, 국제 경유 가격은 같은 기간 148달러에서 164달러까지 상승했다.
특히 경유 가격 상승은 화물운송뿐 아니라 농기계와 어선 운항 등 농어업 생산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가격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최고가격을 올리지는 않기로 했다.
현재 국제유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 수준이 8차 최고가격 결정 당시와 비슷한 데다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로 국민과 농어민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아직은 하락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7차 최고가격이 시행된 지난 6월 27일 이후 국내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8월 20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62원, 경유는 1,845원 수준이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일정한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최근 국제유가와 국제 경유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에도 다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농어업 분야 역시 국제유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기계와 어선 운항, 시설원예 난방 등에 경유와 등유 사용 비중이 높아 유가 상승이 농어가 생산비 증가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경유 가격이 배럴당 164달러까지 오른 상황에서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농어민 면세유 가격과 화물운송비, 농수산물 생산·유통비용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향후 최대 변수는 미국과 이란의 대치 상황을 비롯한 중동 정세다. 중동 협상이 장기간 교착상태를 이어가거나 원유 생산·수송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전되고 중동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최근 국제유가에 반영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낮아지면서 유가가 다시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앞으로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국내 석유 수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면서 최고가격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중동정세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외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면서 중동정세, 석유수급, 물가 및 민생부담, 수요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민하고 유연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9차 석유 최고가격 동결로 향후 4주 동안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의 최고가격이 유지된다. 그러나 브렌트유와 두바이유가 다시 90달러대로 올라선 만큼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지, 중동 정세가 안정 국면으로 전환될지가 다음 최고가격 결정과 국내 기름값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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