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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방 원도심 살리기에 최대 365억 투입…‘원도심 리코어 프로젝트’ 2027년 본격 추진
입력 : 2026-09-08 11:45

문체부·국토부·중기부 협업…공실상가·유휴건물 청년창업·문화예술 거점으로 탈바꿈

수도권 제외 4극 3특 권역별 1~2곳 우선 선정…국비 최대 242억4천만 원 지원

 

[한국농어민뉴스] 정부가 인구 감소와 상권 침체로 활력을 잃고 있는 지방 원도심을 되살리기 위해 공실상가와 유휴건물을 청년창업·문화예술·지역 콘텐츠 거점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도시재생 사업에 나선다.

 

선정 지역에는 지방비를 포함해 한 곳당 최대 약 36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지방소멸과 원도심 공동화 문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지방 원도심의 공간과 콘텐츠, 청년·창업인을 함께 지원하는 부처 협업형 ‘원도심 리코어(RE:CORE) 프로젝트’ 시범사업을 2027년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원도심 리코어(RE:CORE)는 원도심의 핵심 기능인 ‘Core’를 다시 ‘Re’ 살린다는 의미로, 단순히 노후 건물을 정비하는 기존 도시재생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공실상가와 유휴건물 등 공간(HW)에 문화콘텐츠와 창업, 상권 활성화 프로그램(SW)을 동시에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방 원도심 공동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2026년 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일반상가 공실률은 13.4%로 나타났으며 중대형 상가는 14.3%, 소규모 상가는 8.5%를 기록했다. 특히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2년 상반기 6.7% 수준에서 2026년 상반기 8.5%까지 상승했다.

 

정부는 이러한 상권 침체를 단순한 상가 공실 문제가 아니라 청년인구 유출과 일자리 감소, 지역 소비 위축, 지방소멸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로 보고 문화·도시재생·창업 정책을 한곳에 집중할 방침이다.

 

우선 국토부는 원도심 공실상가를 매입하거나 장기 임대하고 임대인과 상생협약 등을 체결해 ‘원도심 활성화상가’로 조성한다.

리모델링한 빈 상가는 문화예술인 작업실과 청년창업 공간, 공유오피스, 팝업스토어, 지역 콘텐츠 판매장 등으로 활용한다.

 

입주하는 청년과 문화예술인, 창업인이 초기 임대료 부담 때문에 원도심을 다시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 기간 동안 임대료도 지원한다.

 

특히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지원이 끝난 뒤 다시 공실이 발생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지방정부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할 때 조성 이후 최소 10년간의 운영계획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

 

운영계획에는 임대기간과 임대료 수준, 임대료 증액 상한 등이 포함될 예정이어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청년창업자와 문화예술인이 다시 밀려나는 현상을 예방하는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도심 곳곳에 방치된 대규모 유휴시설도 새로운 지역 거점으로 활용한다.

 

미활용 공공시설과 문을 닫은 모텔, 집단 공실상가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건물은 지역 여건에 따라 문화예술 거점이나 창업 지원·보육시설, 지역기업 육성공간, 상권지원시설, 로컬브랜드 전시·판매 공간 등 ‘특화거점’으로 조성한다.

 

중기부의 지역창업 지원 정책과 연계한 가칭 ‘로컬창업 스튜디오’도 운영할 수 있다. 지역창업기업이 원도심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시험하고 판로를 확대해 기업 규모를 키우는 단계적 창업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원도심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주차 공간 등 기반시설도 확충한다. 낡은 간판과 건물 외벽을 정비하고 야간경관과 테마거리를 조성하는 등 가로환경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한두 개 건물만 고치는 ‘점 단위 도시재생’을 넘어 ‘특화거점-공실상가-특화거리’를 연결하는 점·선·면 방식의 원도심 재생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콘텐츠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문체부는 지역이 보유한 역사·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해 ‘원도심 대표콘텐츠 제작·확산 사업’을 추진한다.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창작·제작부터 실증, 고도화, 유통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문화 콘텐츠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육성된 콘텐츠는 지역축제와 문화시설, 전통시장, 상권, 온라인 플랫폼 등과 연계하고 원도심 리코어 사업으로 조성되는 특화거점과 원도심 활성화상가에서 전시와 공연, 판매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인다.

 

특히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지정된 문화도시 가운데 국비 지원이 종료된 지역이 원도심 리코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선정 평가에서 가점을 부여한다. 현재까지 지정된 문화도시는 전국 37곳이다.

 

사업 초기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팝업스토어 전략도 도입한다.

 

국민에게 잘 알려진 인기 콘텐츠와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팝업스토어를 원도심에서 운영해 주민에게는 새로운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콘텐츠 기업에는 제품과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는 사업화 기회를 제공한다.

 

주민 체험 프로그램과 창작자를 위한 명인 강좌·마스터클래스 등도 함께 운영한다. 원도심 활성화상가에 입주한 청년 콘텐츠 창작자와 창업자에게는 별도의 활동비도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수도권을 제외한 4극 3특 권역별 1~2곳 내외를 우선 선정해 2027년부터 시범사업에 착수한다.

 

사업 대상은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도시쇠퇴지역 가운데 도시·군 기본계획상 도심 또는 부도심에 해당하면서 공실상가가 밀집해 재생이 시급한 원도심이다.

 

도시쇠퇴지역은 인구가 현저히 감소하거나 사업체 수 감소 등 산업 이탈이 나타난 지역, 노후주택 증가 등으로 주거환경이 악화된 지역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정부는 2029년까지 권역별 사업 대상지를 2~3곳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선정 지역에 투입되는 사업비도 상당하다. 문체부는 지역 한 곳당 ‘원도심 대표콘텐츠 제작·확산’에 4년간 국비 최대 24억 원을 지원하고 지방비 50%를 연계한다.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원도심 활성화’ 사업에는 국비 최대 8억4천만 원과 지방비를 연계한다.

 

국토부는 선정 지역 한 곳당 4년간 국비 최대 210억 원을 지원하며 지방비 30%를 매칭한다.

 

이를 모두 합치면 지역 한 곳당 국비는 최대 242억4천만 원, 지방비를 포함한 총사업비는 최대 약 365억 원에 달한다.

 

중기부의 지역상권 육성사업과도 연계한다. 로컬테마상권과 유망골목상권을 비롯해 백년시장, 문화관광형시장 등 전통시장 육성사업과 소상공인 생활문화 혁신지원 사업에 원도심 리코어 프로젝트 선정지역이 참여할 경우 2028년부터 사업 선정 과정에서 우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역에서 새로운 상권을 이끌 로컬창업가를 발굴하고 이들이 운영하는 점포를 핵심 점포로 성장시켜 주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까지 소비와 방문객을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창업도시’ 지원사업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기존 선정 지역 4곳과 향후 선정 예정인 6곳 등 총 10개 창업도시의 지원기업이 원도심 복합재생 사업지역에 들어올 경우 사무·지원공간을 이용할 수 있으며, 원도심 활성화상가에 입주하는 이전기업 등에는 임대료 지원도 가능하다.

 

정부는 지방정부의 사업 준비를 돕기 위해 오는 9월 17일 대전 한국철도공사 본사 대강당에서 지자체 대상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도시재생사업 지침안 등 세부 내용은 9월 9일부터 도시재생종합정보체계 누리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며, 정부 예산안이 확정되는 대로 대상지 선정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일상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은 주민 삶의 만족도와 정주 매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관계 부처가 원도심의 공간·콘텐츠·사람을 문화로 연결해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각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로 원도심 곳곳에 생기를 더해 주민에게는 자랑스러운 터전이 되고 방문객에게는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원도심은 오랜 시간 지역의 경제와 생활, 문화가 축적되고 사람들이 모여온 지역의 중심 공간”이라며 “원도심의 쇠퇴는 단순히 공실 증가를 넘어 지역 전체의 활력이 약화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원도심 리코어 프로젝트’를 통해 원도심이 갖고 있는 자산과 잠재력을 새로운 수요와 연결해 다시 지역 성장과 변화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직무대행 제1차관도 “원도심은 지역 주민의 생활 기반이면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축적된 소중한 공간”이라며 “원도심 고유 자원과 지역창업을 결합한 새로운 지방 상권 성장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원도심 리코어 프로젝트는 도시재생 사업과 문화콘텐츠 육성, 청년창업, 소상공인·전통시장 지원을 한 지역에 집중하는 첫 부처 협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전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8.5%,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14.3%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단순 시설 정비가 아닌 청년 정착과 일자리 창출, 문화관광 콘텐츠, 지역상권 매출 증가까지 실제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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