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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분뇨 ‘골칫덩이’서 연료로…수개월 걸리던 처리, 수시간으로 줄인다
입력 : 2026-09-15 14:40

농식품부, 포천축협서 히트펌프 고체연료 실증 돌입…악취·분뇨 적체 잡고 화석연료까지 대체

 

[한국농어민뉴스] 악취와 처리비용으로 양돈농가의 골칫거리였던 돼지분뇨를 수시간 만에 고체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이 현장 실증에 들어갔다. 기존 퇴비화 중심의 가축분뇨 처리 체계를 재생에너지 생산 방식으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이 소 분뇨에 이어 돼지분뇨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 15일부터 경기 포천축협 자원화시설에서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한 ‘돼지분뇨 고체연료 전환 실증사업’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돼지분뇨는 수분 함량이 높고 성상 특성상 소 분뇨보다 고체연료 생산이 어렵다. 특히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수분을 낮추는 건조 과정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생산비 상승이 상용화의 주요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농식품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했다. 히트펌프는 공기·지열 등 저온의 열원에서 열에너지를 흡수한 뒤 압축·응축 과정을 통해 고온으로 전환해 난방이나 건조에 활용하는 장치다. 상대적으로 높은 에너지 효율을 활용해 돼지분뇨 건조 비용을 낮추는 것이 이번 실증의 핵심이다.

 

특히 기존 퇴비화 방식은 분뇨가 충분히 부숙되기까지 수개월 이상이 필요하지만, 히트펌프를 이용한 신속 건조와 성형 공정을 적용하면 수시간 내 돼지분뇨를 고체연료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분뇨 처리시간이 크게 줄어들면 양돈농가와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적체 문제를 완화할 수 있고, 장기간 분뇨를 보관·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축산 악취와 환경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농식품부는 오는 12월까지 포천축협 현장 실증을 통해 히트펌프 건조공정 최적화와 고체연료 생산 경제성을 검증하고, 생산된 연료를 실제 발전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추진 중인 가축분뇨 에너지화 정책을 우분 중심에서 돈분까지 확대하기 위한 시험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농식품부는 올해 1월 발표한 ‘가축분뇨 고체연료 활성화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가축분뇨 고체연료 전환량을 연간 118만 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매년 약 3만8천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고 연간 약 5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순천·김제 등에서 생산되는 가축분뇨 고체연료를 발전소에 공급하고, 고체연료 사용 발전기도 2026년 3기에서 2028년 8기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발전소에서 처리하는 가축분뇨 규모를 연간 100만 톤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가축분뇨 고체연료는 2015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됐지만 냄새와 품질, 연소 후 발생하는 재 등의 문제로 실제 수요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정부와 발전사가 시험연소를 진행하면서 유연탄 등 화석연료를 일부 대체할 수 있는 국내 바이오에너지원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정부는 농경지 감소에 따라 기존 퇴비 중심의 가축분뇨 처리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분뇨를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포천축협 실증이 성공할 경우 상대적으로 연료화가 어려웠던 돼지분뇨까지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양돈농가의 분뇨 처리비용과 악취 문제를 동시에 줄이는 새로운 처리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농가와 공동자원화시설에 확산하기 위해서는 히트펌프 설치비와 전력비, 분뇨 함수율에 따른 건조효율, 고체연료의 발열량과 품질 안정성, 발전소 운송비와 판매가격 등을 포함한 경제성 확보가 관건이다. 이번 실증에서 기술적 가능성뿐 아니라 사업성이 중요한 평가 대상이 되는 이유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올해 12월까지 진행되는 실증을 통해 히트펌프 기반 돼지분뇨 고체연료의 기술적 성숙도와 경제성을 면밀히 검증할 것”이라며 실증 결과를 토대로 돼지분뇨의 고체연료 전환을 확대해 농가의 분뇨 처리 부담과 악취에 따른 환경 부하를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돼지분뇨가 단순히 처리해야 할 축산폐기물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오는 12월까지 진행되는 포천축협 실증 결과가 향후 가축분뇨 에너지화 정책 확대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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