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심 생산 넘어 경남 산청서 번식·사육·출하 성공…근내지방 10% 이상, 국산 프리미엄 흑돼지 시장 확대

[한국농어민뉴스] 제주에서 주로 생산돼 온 국산 흑돼지 품종 ‘난축맛돈’이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자란 뒤 처음으로 출하됐다. 지난해 제주에서 산청으로 씨돼지가 건너온 데 이어 번식과 사육, 출하까지 성공하면서 난축맛돈의 생산 기반이 제주를 넘어 내륙으로 본격 확대되는 전환점을 맞았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조용민 원장이 9월 14일 경상남도 산청군 오부면에서 열린 ‘난축맛돈 내륙지역 최초 출하 기념식 및 시식회’에 참석해 생산·유통 현황을 점검하고 안정적인 산업화와 보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산청군과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과 유명현 산청군수를 비롯해 생산 농가와 관계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난축맛돈 종돈 보급부터 사육과 첫 출하까지의 과정을 공유하고 출하 기념행사와 시식회도 진행했다.
이번 출하가 주목받는 것은 제주에서 키운 난축맛돈을 내륙에서 판매한 것이 아니라 산청에서 직접 번식·생산한 난축맛돈이 처음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난축맛돈의 내륙 진출은 지난해 시작됐다. 국립축산과학원은 경상남도농업기술원과 산청 흑돼지 농가의 요청에 따라 2025년 5월 산청지역 2개 농가에 씨돼지 42마리를 처음 보급했다. 당시 경남은 지리산 권역을 중심으로 약 5만 마리의 흑돼지를 사육해 제주를 제외한 내륙 최대 흑돼지 사육지역으로 파악됐다.
이후 보급 규모가 확대돼 2026년 7월까지 산청지역에 공급된 난축맛돈 종돈은 총 197마리로 늘었다. 이번에 출하된 돼지는 올해 2~3월 산청에서 태어나 현지 농가에서 사육된 개체들이다.
종돈을 단순히 들여오는 수준을 넘어 산청에서 번식하고 태어난 돼지가 정상적으로 성장해 출하까지 이어지면서 내륙지역 자체 생산 가능성을 실제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난축맛돈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제주재래흑돼지의 우수한 육질과 개량종의 성장·번식 능력을 결합해 개발한 국산 흑돼지 품종이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8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개발됐으며 육질과 검은 털색 관련 유전자를 고정하는 육종기술이 적용됐다.
맛의 경쟁력도 뚜렷하다. 난축맛돈의 근내지방 함량은 평균 10% 이상으로 일반 돼지고기의 1~3%보다 크게 높다. 마블링이 풍부해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강하며, 가열했을 때 수분 손실이 적어 촉촉함이 유지되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삼겹살과 목심에 소비가 집중되는 일반 돼지고기와 달리 등심·앞다리·뒷다리 등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부위까지 구이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돼지 한 마리 전체의 상품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난축맛돈은 2019년 제주지역 1개 농가에서 사육되던 품종이었지만 2025년에는 전국 14개 농가로 생산 기반이 확대됐다. 이 가운데 제주가 12곳, 내륙이 2곳이다. 난축맛돈을 취급하는 식당 역시 2019년 2곳에서 2026년 2월 기준 68곳으로 증가했다. 온라인 유통망도 확대되면서 국산 프리미엄 흑돼지 시장에서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산청에서 생산된 난축맛돈은 난축맛돈연구회 소속 전문 유통업체가 전량 유통한다.
기존 제주지역 유통체계와 연계해 일반 돼지고기와 혼입되거나 난축맛돈 상표가 잘못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고, 사육·출하·도축·가공·유통 과정에서 품종 고유의 특성과 품질을 일관되게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난축맛돈연구회는 생산농가와 유통업체, 대학, 연구기관 등이 참여해 사양관리와 번식, 출하기준 등을 공유하는 산업화 협력체로 2020년 출범했다. 생산량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편차를 줄이고 품종과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첫 출하를 계기로 산청군,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생산농가, 난축맛돈연구회와 협력을 강화해 사양·번식에서 가공·유통까지 단계별 현장 문제를 파악하고 기술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산청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리산권 흑돼지 사육 기반에 국가 연구기관이 개발한 난축맛돈을 결합할 경우 기존 흑돼지 산업을 품종·품질 중심의 고부가가치 축산업으로 차별화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앞으로 안정적인 종돈 공급과 사육농가 확대, 균일한 육질 유지, 출하물량 확보와 유통망 확대가 뒷받침된다면 산청이 제주와 함께 난축맛돈의 주요 생산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이번 첫 출하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난축맛돈’의 생산 기반이 내륙으로 확대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 품종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농가에는 새로운 소득원, 소비자에게는 믿고 선택할 수 있는 우리 흑돼지 품종으로 자리 잡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42마리의 종돈 보급으로 시작된 난축맛돈의 ‘육지 상륙’이 올해 산청에서 태어난 흑돼지의 첫 출하로 이어지면서, 제주 중심이던 난축맛돈이 전국 단위 국산 프리미엄 흑돼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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