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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RPS 폐지 수순…태양광·풍력 ‘장기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전면 전환
입력 : 2026-09-16 09:13

2027년 1월 1일부터 신규 재생에너지 경쟁입찰·한전 장기계약…REC 현물시장 2029년 말까지 유예

태양광·풍력 사업 수익 안정·금융비용 절감 기대…소규모 발전사업자 별도 계약시장 마련

 

[한국농어민뉴스] 정부가 2012년 도입한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를 15년 만에 사실상 종료하고 태양광·풍력 등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을 경쟁입찰 기반 장기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일원화한다.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수익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 경쟁을 통해 발전단가를 낮추고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과 공급망까지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법률이 9월 15일 공포됐으며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지난 8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행 RPS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력에 대해 REC(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발급해 거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2012년 도입 이후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했지만 REC 가격 변동에 따라 사업자의 수익을 예측하기 어렵고 거래구조와 가중치가 복잡하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개편의 핵심은 ‘REC 중심 시장’에서 ‘장기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무게중심을 완전히 옮기는 것이다.

 

2027년부터 신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는 발전원별로 정부가 공고하는 계약시장에 참여해야 한다. 정부가 제시한 상한가격 이내에서 사업자들이 경쟁하고 선정된 발전사업자는 한국전력공사와 장기간 고정가격으로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전력 판매가격을 장기간 예측할 수 있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조달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리와 금융비용을 낮출 여지가 생긴다. 정부는 상한가격 안에서 사업자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하면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가격과 발전단가를 낮춰 전기요금 부담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마지막 RPS 체계 아래 진행되는 2026년도 제1차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은 1,000MW 안팎 규모, 상한가격 147.686원/kWh로 공고됐다. 상한가격은 전년보다 약 5% 낮아졌다. 정부는 이를 RPS 개편을 앞둔 사실상 마지막 연도 입찰로 규정했다.

 

가격만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경쟁입찰에는 국내 산업·공급망과 에너지 안보 기여도 등 비가격 요소도 평가에 반영된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값싼 전력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태양광·풍력 기자재와 관련 산업의 국내 공급망 구축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발전공기업 등 공공기관과 민간 발전사에는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각각 보급의무자와 목표관리대상자 지위를 부여해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 맞춰 설비를 계획적으로 늘리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 태양광·풍력 발전사업자의 REC가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기존 계약과 투자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에게 발급하던 REC는 원칙적으로 최대 20년 동안 계속 발급하기로 했다.

 

REC 현물시장 역시 제도 시행 이후 3년간 유예해 2029년 12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신규 REC 발급 체계는 종료하되 기존 사업자가 갑작스러운 시장 폐지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계약시장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특히 농촌 태양광과 소규모 발전사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소규모 설비 전용 계약시장이다. 정부는 대규모 발전사업자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소규모 사업자를 위해 별도 계약시장을 운영하고, 햇빛소득마을 등 소규모 사업의 시장 참여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앞서 공개한 개편안에는 1MW 이하 햇빛소득마을 등을 위한 별도 시장과 전문기업(RESCO), 가상발전소(VPP)를 통한 공동 참여 지원방안도 제시됐다.

 

이에 따라 농촌 태양광을 비롯한 소규모 재생에너지 시장도 단순히 REC 가격을 보고 사업성을 판단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입찰가격, 장기계약 조건, 금융조달 비용, 계통연계, 사업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구조로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구체적인 입찰 상한가격 결정 방식과 발전원별 물량, 소규모 발전사업자 우대 기준, 국내 공급망 평가방식 등은 하위법령에서 확정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4년 정부의 제도개편 공식 발표 이후 발전공기업과 민간발전사, 태양광·풍력 업계와 협회·단체, 기후·환경단체, 재생에너지 전력 수요기업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와 토론회, 설명회 등을 열어 총 82차례 의견수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를 반영한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입법예고 중이다.

 

정부는 오는 9월 30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호텔에서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개편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한다. 계약시장 운영방안과 기존 제도 일몰, 하위법령 세부안을 설명하고 전문가 토론과 질의응답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청회와 입법예고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연내 하위법령 개정을 마무리하고, 2027년 1월 1일 개정법 시행과 함께 새 제도에 따른 첫 태양광·풍력 경쟁입찰 계약시장을 공고한다는 계획이다.

 

이경수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정책관은 이번 개편이 재생에너지 보급체계의 핵심 제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작업이라며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하위법령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자의 수익 안정성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체계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제도개편은 단순한 RPS 명칭 변경이 아니라 국내 태양광·풍력 사업의 수익구조와 투자·금융조달 방식을 바꾸는 시장구조 개편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특히 2027년부터 신규 사업자는 장기고정가격 계약시장 입찰 경쟁력이 사업성을 좌우하게 되는 만큼 앞으로 확정될 발전원별 입찰물량과 상한가격, 소규모 태양광 보호장치, 국내 공급망 평가기준 등이 재생에너지 업계의 핵심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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