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볶고 튀기고 서빙까지…시제품 개발부터 NSF 글로벌 인증까지 원스톱 지원
농식품부, 2030년까지 푸드테크 10대 분야 연구지원센터 구축…식품·외식산업 구인난 해법 주목

[한국농어민뉴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음식을 볶고 튀기고 면을 조리하는 ‘로봇 셰프’ 시대가 본격화된다. 국내 식품·외식기업과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식품로봇 개발부터 시제품 실증, 글로벌 위생·안전 인증까지 지원하는 전국 최초의 식품로봇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가 경북 포항에서 문을 열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7일 경북 포항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서 ‘식품로봇 분야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준공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포항센터는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푸드테크 10대 핵심 기술 분야별 연구지원센터 가운데 처음 완공된 ‘전국 1호’ 시설이다.
식품로봇은 AI와 로봇 기술을 식품 제조와 외식산업에 결합한 첨단 푸드테크 분야다. 볶음·튀김·면 조리 등 반복적이고 고강도인 조리 작업부터 음료 제조, 서빙, 위생관리까지 자동화할 수 있다.
특히 외식업계가 겪고 있는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뜨거운 기름이나 조리기구를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고, 음식의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외식산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센터에는 중소 식품·외식업체와 스타트업이 값비싼 연구·실증 장비를 직접 구입하지 않고도 식품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17종의 첨단 장비와 공동 연구장비실, 시제품 실증용 공유주방인 리빙랩, 스타트업 입주공간, 코워킹스페이스, 국제표준인증 시험실 등이 구축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고가의 장비와 실증 공간이 없어 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개발에서 시제품 제작과 실제 조리환경 실증, 인증과 사업화까지 한 곳에서 연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이 첫 식품로봇 연구지원센터로 선택된 배경에는 지역에 구축된 로봇·연구 인프라가 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2024년부터 농식품부가 지원하는 푸드테크 계약학과 석사과정을 운영하며 식품산업 재직자와 현장 맞춤형 식품로봇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은 스마트 키친 모델과 로봇 운용 기술을 지원하고, 포항소재산업진흥원(POMIA)과 경북테크노파크는 소재 분석과 기업 사업화·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여기에 뉴로메카, 그래핀스퀘어, 폴라리스3D, 비욘드허니컴 등 로봇·푸드테크 관련 기업들이 포항지역에 집적돼 있어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을 연결하는 산·학·연 식품로봇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포항센터는 미국의 글로벌 위생·안전 인증기관인 NSF(National Sanitation Foundation) 시험인증 장비를 도입해 식품로봇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국내 식품로봇 기업들은 그동안 관련 보건·위생 인증 기준과 시험 인프라 부족으로 해외 진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포항센터는 기술 컨설팅에서 시험·검증, 인증 획득까지 연결하는 패스트트랙 지원체계를 구축해 아시아 식품로봇 인증 지원 거점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준공식에 참석한 한 식품로봇 스타트업 관계자는 “초기 투자 비용 부담 때문에 셰프 조리 자동화나 서빙 로봇의 실증 연구에 한계가 많았다”며 “세계적 수준의 로봇·학술 인프라를 지닌 포항에서 제품 검증부터 글로벌 위생 인증까지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포항센터 준공은 하나의 연구시설 건립을 넘어 정부가 추진하는 푸드테크 산업 육성 전략의 첫 거점이 실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농식품부가 선정한 푸드테크 10대 핵심 기술은 식물기반식품, 세포배양식품, 개인맞춤형식품, 간편식품, 3차원 식품 프린팅, 식품 업사이클링, 식품 스마트제조, 친환경 포장, 식품 스마트유통, 식품 로봇·외식 분야다.
정부는 포항 식품로봇센터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식물성 대체식품과 세포배양식품, 식품 업사이클링 등 10대 핵심 분야 연구지원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전국 단위 ‘푸드테크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푸드테크 산업은 단순히 사람이 하던 조리 업무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AI·로봇·바이오·스마트제조 기술을 식품산업과 결합하는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농식품 가공과 외식산업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식품로봇이 현장의 노동력 부족을 얼마나 보완하고, 중소 식품·외식업체도 이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비용을 낮출 수 있을지가 산업 확산의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포항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는 대학의 뛰어난 연구 성과와 연구기관의 로봇 기술, 기업의 현장 수요가 하나로 묶이는 산학연 협력의 대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푸드테크 산업을 국가 균형발전을 이끌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기 위해 원스톱 규제 혁파, 혁신 펀드 조성, 전문 인력 양성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전국 첫 식품로봇 연구지원센터가 가동되면서 포항이 철강·이차전지에 이어 AI 식품로봇과 푸드테크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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