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프롬프트 생성물은 저작권 인정 어려워…작사·작곡·편곡 등 인간의 실질적 기여가 핵심
문체부, AI 음악 신탁·등록 이어 저작권료 징수·분배 기준까지 후속 논의

[한국농어민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작곡과 작사, 편곡 등 음악 제작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AI를 활용해 만든 음악을 저작권 신탁에 등록할 수 있는가’, ‘저작권료는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해야 하는가’를 둘러싼 제도 마련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김재원 의원실, K-음악권리단체상생위원회는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공지능(AI) 활용 음악의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AI 활용 음악의 저작권 인정 범위와 신탁·등록 기준을 논의했다.
AI 활용 음악의 신탁과 등록 문제를 놓고 창작자와 음악산업계, 전문가, 정책기관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나눈 첫 토론회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AI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저작권을 인정하거나 배제할 것이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이 어느 정도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창작했는지를 판단할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다.
토론회에서 김혜창 한국저작권위원회 정책연구본부장은 생성형 AI 결과물의 저작물성을 판단할 때 창작자의 ‘통제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텍스트 명령어인 프롬프트를 입력해 AI가 자동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보기 어렵지만, 인간이 직접 만든 저작물을 AI에 입력해 결과물에 창작적 요소가 반영되도록 하거나 AI 결과물을 사람이 독자적으로 수정·증감한 경우, 여러 결과물을 창작적으로 선택·배열·구성한 경우 등은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따져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AI 음악의 저작권 등록뿐 아니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 저작권 신탁관리단체가 어떤 음악을 신탁받고 저작권료를 징수·분배할 것인지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앞서 추진했던 AI 활용 음악저작물 신고·등록 기준이 철회된 이후 열린 공론화 자리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 8월 AI 활용 음악 가운데 인간 창작자가 작사·작곡·편곡 과정에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면 인간이 창작한 부분을 신탁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을 발표했다.
당시 기준은 단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자동 생성된 AI 결과물은 등록 대상에서 제외하고, 사람이 멜로디·가사·구조·편곡·구성 등에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면 등록 가능성을 열어두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일각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문체부도 문화예술계 전반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해당 방침은 철회됐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홈페이지에도 현재 ‘AI 활용 음악저작물 신고·등록 기준 철회 안내’가 공지돼 있다.
결국 앞으로의 핵심 과제는 ‘AI를 썼느냐, 쓰지 않았느냐’가 아니라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어디까지 인정하고 이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확인할 것이냐로 좁혀진다.
음악 제작 과정에서 생성형 AI가 일부 멜로디나 코드 진행을 제안하고 인간 작곡가가 이를 대폭 수정해 최종 곡을 완성한 경우, AI가 만든 여러 결과물 가운데 사람이 선택·배열하고 새로운 구조를 만든 경우 등 AI와 인간의 공동 작업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몇 줄의 프롬프트만 입력하고 AI가 작사·작곡·편곡과 가창까지 사실상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한 음악까지 인간 창작물과 동일하게 취급할 경우 기존 작곡가와 작사가 등 창작자의 권리와 저작권료 분배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실제 토론회에서도 생성형 AI가 이미 음악산업 현장에서 실험 수준을 넘어 활용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찬욱 한국음악출판사협회장은 AI가 창작 과정에서 막힌 부분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특정한 정서나 개인적 경험과 같은 미묘한 표현에는 여전히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재원 의원은 기술 발전과 창작자 권리 보호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이 빠르게 변화할수록 창작자의 기여를 어떻게 인정하고 권리를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이 더욱 분명해야 한다는 취지로 밝혔다.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과 분배규정, 음악저작권 신탁계약약관, 음악저작물 신고·등록 규정 등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향후 AI 활용 음악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면 기존 신탁·등록·징수·분배 체계와 어떻게 연결할지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문체부도 이번 논의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AI 활용 음악의 저작권료 분배 기준 등을 다루는 후속 토론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생성형 AI가 음악 창작의 보조수단을 넘어 작사·작곡·편곡·가창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AI 음악 저작권 문제는 국내 음악산업의 새로운 제도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마련될 기준이 인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면서 AI를 활용한 새로운 창작 방식까지 제도권 안에서 어떻게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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