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없이 씨감자 생산하는 ‘에어팜’…CES 2년 연속 수상·글로벌 식량안보 시장 공략
일본 등 5개국 수출·2년간 약 26억원 수주…케냐·UAE서 감자 가치사슬 구축 추진

[한국농어민뉴스] 농림축산식품부가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흙 없이 감자와 씨감자를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한 주식회사 미드바르를 ‘이달의 A-벤처스’ 제89호 기업으로 선정했다.
기후변화와 물 부족으로 세계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농업 스타트업의 에어로포닉스 기술이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어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 분야 우수 벤처·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알리기 위해 운영하는 ‘이달의 에이(A)-벤처스’ 제89호 기업으로 미드바르(대표 서충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A-벤처스는 농업을 뜻하는 ‘Agriculture’와 ‘Avengers’를 결합한 명칭으로, 농식품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우수 벤처·창업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2019년 5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미드바르는 쌀·밀·옥수수와 함께 세계 주요 식량작물로 꼽히는 감자에 집중해 식량안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애그테크 스타트업이다. 감자 생산이 어려운 지역에 무병 씨감자 생산 기반을 구축한 뒤 재배와 가공, 유통까지 연결하는 ‘감자 가치사슬’을 만드는 것이 핵심 사업이다.
특히 주목받는 기술은 흙을 사용하지 않는 ‘에어로포닉스(Aeroponics·분무경)’다. 작물의 뿌리를 공중에 노출한 상태에서 물과 영양분을 미세한 안개 형태로 직접 분사해 작물을 키우는 방식이다.
미드바르는 이 기술을 적용한 모듈형 실내농장 ‘에어팜(AirFarm)’을 개발했다. 회사가 공개한 기술자료와 CES 자료에 따르면 에어팜은 전통적인 농업과 비교해 물 사용량을 최대 99% 줄이고 기존 스마트팜·수경재배 시스템과 비교해서도 약 90% 절감할 수 있다.
물이 부족한 사막이나 농업용수 기반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식량 생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스마트팜을 넘어 기후위기 시대의 식량안보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에어팜은 기술력을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 ‘CES 2024’에서 ‘Human Security for All’ 분야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받았으며, CES 2025에서는 ‘Food & AgTech’ 분야 혁신상에 선정됐다. 2년 연속 CES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특히 에어팜은 무거운 철골 구조를 최소화한 공기주입식 모듈 구조로 설계돼 운송과 설치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미드바르에 따르면 반나절 정도면 설치가 가능하며 씨감자를 비롯해 당근 등 뿌리채소와 잎채소, 허브류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미드바르는 일본 등 5개국에 에어팜을 수출해 출시 이후 2년 동안 약 26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미드바르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스마트팜 설비 수출에 그치지 않고 종자 생산부터 재배·가공·유통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식량안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케냐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해 농장 실증과 현지 농식품 기업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는 물 부족과 고온·건조한 기후 등으로 안정적인 식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많아 에어로포닉스와 스마트팜 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꼽힌다.
미드바르는 이미 중동지역에서 기술 실증과 사업화를 이어왔다. 회사 연혁에 따르면 2023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대학교에 에어팜 개념검증(PoC) 시설을 구축했고, 이후 일본 진출과 요르단 에어팜 설치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해 왔다.
농식품부도 미드바르의 성장 과정에서 정책 지원을 이어왔다. 사업 초기인 2021년부터 2년 동안 ‘농식품 벤처육성 지원사업’을 통해 사업 기반 구축을 지원했으며 올해도 사업화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지원과 자체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미드바르는 단순한 스마트팜 제조기업을 넘어 기후변화와 물 부족, 식량 수입 의존 문제를 해결하는 식량안보 기술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충모 미드바르 대표는 “물을 아끼는 재배기술을 바탕으로 식량 수입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 감자 가치사슬을 구축해 대한민국 농업기술이 세계 식량안보에 기여하는 대표 사례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물 부족, 농경지 감소가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스마트팜과 에어로포닉스, 무병 씨감자 생산기술 등 첨단 농업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미드바르의 해외 진출 성과는 국내 농업기술 수출이 단순한 농기계나 농자재 판매를 넘어 ‘식량 생산 시스템’과 ‘농업 가치사슬’ 수출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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