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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AI가 깐마늘 골라낸다…불량 판별 정확도 97%
입력 : 2026-09-29 15:05

농진청, 창녕농협 APC서 ‘깐마늘 선별공정 자동화 시스템’ 현장 평가

컬러카메라·딥러닝으로 갈변·파지·미박피 판별…마늘 가공·선별 자동화 속도

 

[한국농어민뉴스] 사람의 눈과 손에 의존하던 깐마늘 선별 작업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하는 기술이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현장에 적용된다.

 

카메라로 깐마늘 여러 면을 촬영한 뒤 인공지능이 갈변과 파손, 껍질이 덜 벗겨진 마늘 등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양품과 불량품을 구분하는 정확도가 약 97%에 달해 마늘 가공·유통 현장의 인력 부족 해소와 선별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9월 30일 경남 창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깐마늘 선별공정 자동화 시스템 현장 평가회’를 열고 실제 가공 현장에서 시스템의 성능과 적용 가능성을 점검한다.

 

마늘은 국내 소비량이 많은 대표적인 양념 채소다. 최근에는 껍질을 직접 벗길 필요 없이 바로 조리에 사용할 수 있는 깐마늘 수요가 늘면서 농산물산지유통센터를 중심으로 껍질 제거와 선별·포장을 연계한 가공라인 구축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마늘 가공센터에서는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고 있지만 깐마늘은 일반 농산물과 다른 특성을 갖고 있어 정밀한 선별기술이 필요하다.

 

껍질이 제거된 마늘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고 표면의 작은 상처나 변색도 상품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 크기만으로 농산물을 구분하는 기존 선별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마늘 투입부터 정렬, 이송, 영상 촬영, 결함 판별, 선별·배출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한 ‘깐마늘 선별공정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핵심은 인공지능과 영상 인식 기술이다. 깐마늘이 컨베이어를 따라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면 3대의 컬러 카메라가 마늘의 여러 면을 촬영한다. 인공지능은 확보된 영상을 딥러닝 방식으로 분석해 갈변하거나 깨진 마늘, 껍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미박피 마늘 등 외부 결함을 판별한다.

 

판별 결과는 즉시 실제 선별장치와 연결돼 기준에 맞지 않는 마늘을 자동으로 분류·배출한다. 단순히 카메라로 마늘 상태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의 판단을 실제 선별 작업까지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성능도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깐마늘을 대·중·소 크기와 시장 판매용, 폐기용 등 5개 등급으로 나눌 경우 분류 정확도는 약 87%로 나타났다. 상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양품과 불량품 두 종류로 구분하는 경우 정확도는 약 97%에 달했다.

 

100개의 깐마늘을 검사한다면 양품과 불량품을 구별하는 기준에서는 평균적으로 약 97개를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평가회에는 농촌진흥청과 창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관계자, 깐마늘 가공업체, 장치 제작업체 등이 참여한다.

 

특히 실험실이 아닌 실제 창녕농협 APC 가공라인에서 시스템을 가동해 투입부터 선별·배출까지 모든 장치가 안정적으로 연계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농진청은 현장에서 확인된 문제와 개선 요구를 반영해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평가 장소가 경남 창녕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창녕은 국내 대표적인 마늘 주산지 가운데 하나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마늘 수급대책을 발표하면서 제주·전남 고흥과 함께 경남 창녕을 주요 마늘 생산지역으로 언급하고 있다.

 

국내 마늘 산업은 생산단계뿐 아니라 수확 이후 저장·가공·선별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마늘 재배면적은 2만2,942헥타르(ha)로 전년 2만3,290ha보다 1.5% 감소했다. 한지형 마늘 재배면적은 4,044ha, 난지형은 1만8,898ha였다.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마늘 생산단계의 기계화뿐 아니라 수확 후 선별과 가공·포장까지 자동화할 필요성이 커지는 배경이다.

 

이번 기술은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스마트 APC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농산물 입고부터 선별, 포장, 출하까지 과정을 자동화·정보화하는 첨단 산지유통시설이다. 정부는 산지유통의 인력 의존도를 줄이고 농산물 상품의 표준화와 유통 효율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APC 확대를 추진해 왔다.

 

농식품부는 최근 발표한 정책에서도 주산지를 중심으로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 등을 적용한 스마트 APC를 2027년 155개소까지 확충하고 선별·포장 등 산지유통 공정을 자동화·효율화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따라서 농진청이 개발한 깐마늘 선별 기술이 상용화 단계까지 발전할 경우 마늘 주산지 APC와 깐마늘 가공공장을 중심으로 활용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기술의 의미는 기존 농산물 수확후공정의 단순 기계화를 넘어선다는 데 있다.

 

카메라와 각종 감지기(센서)를 통해 농산물의 품질 정보를 확보하고 AI가 이를 분석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선별장치를 움직이는 ‘지능형 수확후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같은 기술이 고도화되면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선별 기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작업 속도를 높이고, 반복적인 선별작업에 필요한 노동력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실제 농가와 APC에 보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크기와 품종, 저장 상태에 따른 판별 정확도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처리 속도와 설치·운영 비용, 유지관리 편의성 등에 대한 현장 검증도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기계와 센서,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수확후공정 모델을 구축해 국산 마늘의 가공·선별 효율과 상품성을 높일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 임종국 과장은 “국산 마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단계의 기계화와 함께 수확 이후의 가공·선별 공정도 효율화할 필요가 있다”며 “사람이 하던 선별공정을 지능화하고, 우리 마늘 특성과 국내 가공 현장에 맞는 수확후공정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창녕 현장 평가를 거쳐 기술의 안정성과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사람이 보고 골라내는 깐마늘 선별’에서 ‘AI가 보고 판단해 자동으로 골라내는 선별’로 국내 마늘 가공산업의 변화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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