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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팔아도 남는 돈 줄었다…농가 경영비 9.2% 급증, 소득 7.7% 감소
입력 : 2026-09-29 15:15

농진청 2025년 51개 농산물 소득조사…수리비 22.2%·고용노동비 16.2% 급등

10a당 딸기 수경재배 1,642만원 ‘최고’…21개 작목 늘고 30개 작목 소득 감소

 

[한국농어민뉴스] 농산물을 팔아 벌어들인 총수입은 늘었지만 농기계·시설 수리비와 인건비, 수도광열비, 비료비 등 영농비용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면서 농가의 실제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주요 농산물의 평균 총수입은 전년보다 1.2% 증가했지만 경영비가 9.2% 급증하면서 10아르(a)당 평균 소득은 7.7% 줄었다.

 

농촌진흥청은 2025년에 생산된 51개 농산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농산물소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농산물소득조사는 농산물의 생산량과 농가 수취가격, 농자재·노동력 투입 비용 등을 조사해 작목별 농가 경영성과를 분석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이번 조사는 전국 5,300농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국가승인통계 51개 작목 가운데 생산량 단위가 다른 노지풋옥수수와 시설장미를 제외한 49개 작목의 평균 10a당 소득은 2024년보다 7.7% 감소했다.

 

문제는 농가가 농산물을 팔아 얻은 총수입보다 생산에 들어간 비용이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49개 작목의 평균 총수입은 전년보다 1.2% 증가했지만 경영비는 9.2% 늘었다. 농산물 가격과 생산량이 어느 정도 유지되더라도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농가 손에 남는 소득이 감소한 것이다.

 

비용 항목별로 보면 대농기구·시설 수리유지비가 전년보다 22.2% 증가해 상승폭이 가장 컸다. 고용노동비도 16.2% 올랐고 수도광열비는 11.8%, 무기질비료비는 10.3% 증가했다.

 

특히 농촌 고령화와 인력 부족으로 농번기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용노동비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농가 경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역시 최근 농산물 가격 약세와 농업용 에너지·농자재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농가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농가 경영안정 대책을 추진하면서 농업 인력 확보와 농자재 가격 부담 완화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작목별로는 시설재배 작목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2025년 10a당 소득이 가장 높은 작목은 시설 수경재배 딸기로 1,642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시설 가지가 1,325만원, 시설 토경 딸기 1,260만원, 시설 수경재배 방울토마토 1,214만원, 시설 파프리카 1,198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10a는 1,000㎡로 약 302.5평이다. 따라서 이 수치는 농가 전체 연간소득이 아니라 작목별 10a 재배면적을 기준으로 총수입에서 경영비를 제외해 계산한 소득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노지작물 가운데서는 4년근 인삼의 10a당 소득이 744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블루베리 741만원, 사과 57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높은 10a당 소득만으로 해당 작목의 실제 농가 수익성을 단순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설 설치비와 노동력 투입 정도, 재배기간, 농가별 경영 규모와 가격 변동성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2025년에는 조사 대상 51개 작목 가운데 전년보다 소득이 증가한 작목이 21개에 그친 반면 감소한 작목은 30개에 달했다.

 

작목별 희비를 가른 것은 생산량뿐 아니라 시장가격이었다. 딸기 토경재배와 수박, 맥류 등은 작황이 회복되면서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가격까지 상승해 소득이 증가했다.

 

자두와 복숭아는 생산량 자체는 감소했지만 공급 감소 등에 따른 가격 상승폭이 생산량 감소 영향을 웃돌면서 농가 소득은 오히려 증가했다.

 

반대 사례도 나타났다. 당근과 수경재배 토마토는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시장 공급 확대 등에 따른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소득이 감소했다. 많이 생산했다고 반드시 농가 소득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시설고추와 고랭지무, 대파 등은 생산량 감소와 가격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 소득이 줄었다.

 

결국 농가 소득은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확보하기 어렵고 기상과 작황, 시장 공급량, 농산물 가격, 인건비와 농자재 가격 등이 복합적으로 결정한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특히 2024년과 비교하면 농가 경영 여건의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4년도 농산물소득조사에서는 51개 농산물의 평균 10a당 소득이 2023년보다 10.4% 증가했다. 당시에는 방울토마토, 가을배추, 시금치 등을 비롯한 33개 작목의 소득이 증가했고 18개 작목이 감소했다.

 

반면 2025년에는 21개 작목만 소득이 늘고 30개 작목이 감소했다. 평균 소득 증가율도 전년의 10.4% 증가에서 7.7% 감소로 돌아섰다.

 

특히 총수입이 1.2% 늘었는데도 경영비가 9.2% 증가했다는 결과는 최근 농업 현장의 핵심 문제가 단순한 농산물 판매가격뿐 아니라 ‘생산비 상승’에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부도 농가 경영비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올해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 원자재 가격, 환율 등의 영향으로 비료 가격 부담이 커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추가경정예산에 무기질비료 가격 보조금 115억원을 반영했다. 가격 인상분의 80%를 정부·지방자치단체·농협이 분담해 지원하는 방식이다.

 

또 정부의 농업정책에서도 농산물 가격 하락과 경영비 부담에 대응한 농가 경영안전망 강화가 주요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농산물 가격안정제 도입과 저금리 정책자금 지원, 공공형 계절근로 확대 등 가격·비용 양쪽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앞서 제정된 ‘공급망 위험 대응을 위한 필수농자재등 지원에 관한 법률’ 역시 비료·사료·유류·전기 등 필수 농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공급망 위기로 급등할 경우 단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 같은 정책이 실제 농가 소득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수치로 보여준다.

 

대농기구·시설 수리유지비가 22.2%, 고용노동비가 16.2%, 수도광열비가 11.8%, 무기질비료비가 10.3% 상승한 만큼 앞으로 농가 소득 안정 정책도 농산물 가격뿐 아니라 노동력과 농자재, 에너지 비용을 함께 낮추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농촌진흥청 농업경영혁신과 위태석 과장은 “농산물소득조사는 작목별 소득 수준뿐 아니라 농가의 경영 성과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경영비가 급증한 부분을 파악해 농업인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5년 농산물소득조사가 보여준 농업 현장의 과제는 분명하다. 농산물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 못지않게 농기계·시설 유지비와 인건비, 비료비, 에너지 비용 등 생산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농가의 실제 소득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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