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부터 ‘1년 이상 풍황 실측’ 없이 발전사업 허가 신청 가능
기상청 재현바람장 활용…부지 중복 기준도 개선, 육상풍력 규제 대폭 완화

[한국농어민뉴스] 육상풍력 발전사업의 대표적인 초기 진입 규제로 꼽혀온 ‘1년 이상 풍황계측’ 의무가 사라진다. 앞으로 육상풍력 사업자는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사업 예정지에 풍황계측기를 설치하고 1년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대신 기상청이 인공지능(AI)과 수치예보기술을 활용해 만든 ‘재현바람장’ 자료로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발전사업 세부허가기준 등에 관한 고시’를 10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선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3일 발표한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전략’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당시 육상풍력 보급을 가로막는 복잡한 인허가와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2030년까지 육상풍력 6GW 보급, 발전단가 150원/kWh 이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가장 큰 변화는 풍황 실측자료 제출 의무 폐지다. 기존에는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하기에 앞서 사업 예정지에 풍황계측기를 설치하고 1년 이상 풍속과 풍향 등을 직접 측정한 자료를 확보해야 했다. 이에 따라 사업 대상지를 선정해도 발전사업 허가 신청까지 최소 1년가량의 계측 기간이 필요했다.

10월 1일부터는 이 과정이 대폭 줄어든다. 사업자는 기상청 ‘재생에너지 기상정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재현바람장 자료를 풍황자료로 활용해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기상청 재현바람장은 자체 개발한 AI-변분자료동화 기술과 수치예보기술을 융합해 생산한 고해상도 바람 분석정보다. 최근 5년인 2021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한반도 바람 정보를 1㎞ 공간해상도와 10분 간격으로 제공한다.
기상청은 지상기상관측자료뿐 아니라 산림청 관측자료, 연직바람측정장비, 윈드라이다, 기상관측탑, 민간 풍력발전 관측자료 등을 활용해 재현바람장을 생산했다. 관측자료가 부족한 지역의 바람까지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풍력발전 입지 선정과 사업성 검토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기존 육상풍력 발전사업 초기 절차는 ‘사업대상지 선정→풍황계측기 설치→1년 이상 풍황계측→실측자료 확보→발전사업 허가 신청’ 순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사업대상지 선정→기상청 재현바람장 확인→발전사업 허가 신청’으로 간소화된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만 보면 사실상 1년 이상의 대기기간을 없앨 수 있는 규제 개선인 셈이다.
사업자 간 풍력발전 부지가 겹치는 문제에 대한 판단 기준도 개선된다. 신청좌표를 중심으로 반지름 2㎞ 이내 지역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같은 지역에 여러 사업자가 발전사업 허가를 신청하면 허가 심사기준과 사업 준비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선순위를 결정하도록 했다.
다만 정부는 제도 변경에 따른 기존 사업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고시 시행 전에 이미 풍력자원 계측기를 설치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기존 고시를 적용하기로 했다.
발전사업 허가 이후에는 사업자가 필요할 경우 풍력자원 계측기를 설치할 수 있다. 특히 풍력터빈 등 주기기 입찰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조달 과정에서는 보다 정밀한 사업성과 예상 발전량 검증이 요구될 수 있는 만큼 현장 실측자료를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명확히 했다.
실제로 풍력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발전사업 허가 단계의 규제 완화’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실제 풍력발전소 건설까지 모든 풍황 실측이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PF 심사와 발전량·수익성 검증 과정에서는 사업 예정지의 장기간 실측자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은 풍황계측 자체를 전면 폐지했다기보다 ‘발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한 1년 이상 사전 실측 의무’를 없앴다는 데 있다.
또 풍황자료 제출 절차가 간소화되더라도 육상풍력 발전사업 허가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자의 재무능력과 사업이행 가능성, 지역수용성 등 발전사업 허가에 필요한 다른 요건은 기존 심사기준에 따라 그대로 심사된다.
정부가 육상풍력 규제 개선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가 있다. 정부는 2025년 12월 발표한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전략을 통해 국유림 등을 활용한 공공입지 발굴, 환경영향평가와 계통접속 등 인허가 절차 개선, 국내 풍력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육상풍력은 풍황이 우수한 산지와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규제 완화가 실제 신규 사업 증가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반면 발전단지 확대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 산림·환경 훼손, 송전망 계통접속, 지역이익 공유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는 여전히 핵심 과제로 남는다.
10월 1일부터 육상풍력 발전사업을 새로 신청하는 사업자는 기존 발전사업 허가 신청서와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하면서 1년 이상 현장 실측자료 대신 기상청 재현바람장 자료를 풍황자료로 활용하면 된다.
육상풍력 사업자가 발전사업 허가 신청을 위해 최소 1년을 기다려야 했던 구조가 사라지면서 정부의 육상풍력 보급 확대 정책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허가기간 단축이 실제 착공과 상업운전 확대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계통연계와 환경 인허가, 금융조달, 주민수용성 등 후속 단계의 병목을 함께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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