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여수·순천 ‘K-배터리 원료 거점’ 육성…대구·경북 휴머노이드·창원 항공엔진 집중
정부, 2030년까지 AI로봇 20만대 보급…내년 공공부문 1,700대 이상 구매

[한국농어민뉴스] 정부가 전남 광양·여수·순천을 이차전지, 대구·경북을 로봇, 경남 창원을 방산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신규 지정하고 오는 2042년까지 총 12조9,877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뒷받침한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AI로봇 20만대 보급을 추진하는 등 휴머노이드와 피지컬AI를 차세대 국가 성장산업으로 본격 육성한다.
정부는 9월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제9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고 로봇·방산·이차전지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과 국가첨단전략기술 변경, 국민체감 AI로봇 및 피지컬AI 확산 방안 등 3개 안건을 논의했다.
이번 특화단지 공모에는 5개 지역이 신청했으며 정부는 선도기업 유무와 신규 투자계획, 산업생태계 발전 가능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평가해 로봇 분야 대구·경북 구미·포항, 방산 분야 경남 창원, 이차전지 분야 전남 광양·여수·순천을 최종 선정했다.
가장 큰 규모의 투자가 예정된 곳 가운데 하나는 대구·경북 로봇 특화단지다. 대구와 경북 구미·포항을 하나의 특화단지로 묶어 차세대 휴머노이드 생산거점으로 육성한다.
정부는 5조3,839억원 규모의 선도기업 투자와 연계해 자동차 부품기업이 로봇 부품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구개발부터 핵심부품과 완제품 생산, 실증·상용화까지 연결되는 휴머노이드 전주기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
특히 대경권 특화산업과 연계한 로봇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고 내년부터 국산 휴머노이드의 공공 보급도 본격 추진한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2030년까지 글로벌 휴머노이드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것이다.
경남 창원은 방산 분야 최초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2042년까지 2조2,314억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추진한다.
핵심은 현재 해외 의존도가 높은 첨단항공엔진의 국산화다.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부, 우주항공청이 공동으로 첨단항공엔진 국산화 사업을 추진하고 창원의 항공엔진·소재부품 산업과 사천·진주의 완제기·항공산업을 연결하는 ‘경남 우주항공 전주기 벨트’를 구축한다.
시험·평가 인프라와 전문인력 양성까지 연계해 경남을 세계적인 항공엔진 및 우주항공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전남 광양·여수·순천은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새롭게 지정되면서 K-배터리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기반을 확보했다.
정부는 광양만권이 갖춘 국내 최대 수준의 이차전지 기초원료 생산역량을 활용해 리튬 정·제련을 비롯한 핵심원료의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원료에서 소재·배터리 제조로 연결되는 K-배터리 전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발표 기준 앞으로 추진될 민간투자 규모는 2036년까지 5조3,724억원이다.
광양만권 전체 산업 기반을 살펴보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특화단지는 율촌1일반산업단지, 세풍일반산업단지, 해룡일반산업단지, 황금일반산업단지, 광양익신일반산업단지, 광양국가산단 동호안 등 6개 산업단지 약 2,132만㎡에 걸쳐 조성된다.
이미 이뤄진 투자 4조7,551억원과 앞으로 예정된 투자 5조3,724억원을 합치면 광양만권 관련 기업 투자 규모는 약 10조원 수준에 이른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등 포스코그룹 계열 선도기업들도 주요 투자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광양·여수·순천은 기존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 기반에 리튬·니켈 정·제련, 양극재·흑연 등 배터리 핵심소재와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남의 이번 특화단지 지정은 수도권 중심의 첨단산업 집중을 완화하고 광양만권을 국가 핵심소재 공급망의 전략기지로 육성한다는 점에서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부는 국가첨단전략기술의 보호 범위도 일부 조정한다. 현재 국가첨단전략기술은 반도체 8개, 디스플레이 4개, 이차전지 3개, 바이오 2개, 로봇 1개, 방산 1개 등 6개 산업 19개 기술이 지정돼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기존 ‘픽셀 0.8㎛ 이하 이미지센서 설계·공정·소자 기술’을 ‘픽셀 0.8㎛ 이하 이미지센서 단위 픽셀 소자 설계 및 공정 기술’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미지센서의 핵심인 수광부는 국가첨단전략기술로 계속 보호하되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하판과 범용 회로부는 보호 범위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핵심기술 보호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기업의 글로벌 협업과 원가 절감 여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회의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정책은 AI로봇과 피지컬AI 대규모 보급이다.
정부는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AI로봇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대규모 양산체계를 갖추도록 하기 위해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로봇 20만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우선 2027년 정부가 1,700대 이상의 국산 로봇을 직접 구매·보급한다. 화재·인명구조 등 위험 현장을 비롯해 우편 물류와 제조업 등 인력난이 심한 분야, 교육·문화 등 국민이 직접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분야가 우선 대상이다.
2028년부터는 공기업과 지방정부까지 공공 보급을 확대하고 민간에는 구매보조와 렌탈 지원, 규제 개선 등을 통해 로봇 도입을 촉진한다.
단순히 로봇을 구매해 현장에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후 관리체계를 마련해 실제 현장에서 나타나는 성능 문제와 개선 요구를 다시 연구개발에 반영하는 구조도 만든다.
로봇 대량 생산을 위한 기반은 새만금과 대경권 등을 중심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확보되는 실제 현장 데이터를 독자적인 피지컬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연결할 계획이다.
피지컬AI는 인공지능이 디지털 공간을 넘어 로봇과 각종 기계를 통해 현실 세계를 인식하고 판단해 직접 행동하도록 하는 기술로,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 제조·서비스 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정부는 관련 서비스를 우편 물류와 지역 제조업 등 인력난이 심각한 현장뿐 아니라 교량·해양·화재 등 국민안전 분야에도 적용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인공지능과 반도체, 배터리, 로봇 등 첨단산업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면서 국가 경제와 산업구조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한 총리는 이번 특화단지 지정에 대해 첨단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기업의 투자·혁신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 산업생태계를 육성하고 지역 간 균형발전을 추진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으로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정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넘어 AI로봇·휴머노이드·방산·항공엔진·이차전지 핵심원료와 피지컬AI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전남 광양·여수·순천의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광양만권의 기존 철강·석유화학 산업을 미래 배터리 소재산업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정부의 기반시설 지원과 기업의 실제 투자 집행, 신규 일자리 창출, 지역 중소기업의 공급망 참여가 어느 수준까지 이어지느냐가 특화단지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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