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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 ‘부캉이’ 정체는 흑상어…수과원, 3m급 암컷으로 최종 확인
입력 : 2026-10-06 15:49

두 등지느러미 사이 뚜렷한 ‘융기선’ 확인…최대 4.2m 성장하는 대형 상어

 

IUCN 적색목록 ‘위기종’…수과원 “유영·건강 상태 지속 모니터링”

 

[한국농어민뉴스]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장기간 머물며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대형 상어 ‘부캉이’의 정체가 흑상어(Dusky shark, Carcharhinus obscurus)로 최종 확인됐다.

 

당초 무태상어 또는 흑상어로 추정됐으나, 국립수산과학원이 근접 촬영 영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흑상어의 핵심 외형적 특징인 두 등지느러미 사이의 뚜렷한 융기선이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원장 권순욱)은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머물고 있는 ‘부캉이’를 흑상어로 최종 동정했다고 밝혔다.

 

부캉이는 지난 9월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3m가 넘는 대형 상어가 도심 친수공원 수로를 계속 유영하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부캉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북항 친수공원에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등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발견 초기에는 정확한 종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흑상어와 무태상어는 같은 흉상어속에 속하는 근연종으로 외형이 매우 비슷해 수면 위에서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과원 역시 초기에는 무태상어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달 22일까지만 해도 정확한 종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무태상어와 흑상어 가운데 무태상어일 가능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판단했다. 당시에도 두 종을 구별하는 중요한 특징으로 제1등지느러미와 제2등지느러미 사이의 융기선 존재 여부가 지목됐다.

 

그러나 수과원이 정확한 종 동정을 위해 최근 확보한 근접 촬영 영상을 분석하면서 판단이 바뀌었다. 제1등지느러미와 제2등지느러미 사이에 융기선이 뚜렷하게 발달한 모습이 확인되면서 ‘부캉이’를 흑상어로 최종 동정했다.

 

실제로 2019년 한국산 흑상어를 처음 학술적으로 보고한 연구에서도 흑상어와 무태상어를 구분하는 핵심 형질 가운데 하나로 이 융기선이 제시됐다. 흑상어에는 융기선이 있지만 무태상어에는 없으며, 위턱 이빨의 형태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당시 연구진은 제주도와 신안, 남해, 부산, 강릉 해역에서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채집된 흑상어 표본 5개체를 분석해 국내 서식을 학술적으로 확인했다.

 

흑상어는 주둥이가 넓고 둥글며 두 등지느러미 사이에 융기선이 발달해 있다. 위턱의 이빨은 넓은 삼각형 형태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출생 당시 몸길이는 약 70~100㎝이며 성체는 대형으로 성장한다. 수과원에 따르면 최대 약 4.2m까지 자랄 수 있다. 우리나라 연근해를 비롯해 전 세계 열대·아열대와 온대 해역의 연안에서 외해까지 넓게 분포하며 주로 18~26도의 수온대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온 변화에 따라 장거리를 이동하는 회유성 상어다.

 

먹이는 주로 어류와 오징어류 등이다.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흑상어의 먹이원에 관한 국내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지만 호주 연안에서는 고등어류와 전갱이류, 정어리류 등을 포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흑상어는 새끼를 낳는 태생 어류로 성장과 번식 속도가 느리다. 개체군이 감소하면 회복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생태적 특성을 갖고 있으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Endangered)종으로 분류돼 있다.

 

국내에서는 흑상어가 오랫동안 외형이 비슷한 무태상어와 동일한 종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한국수산과학회지에 게재된 연구를 통해 Carcharhinus obscurus가 국내에서 별도의 종으로 정식 보고됐다. 당시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서도 흑상어와 국내산 무태상어 사이에 뚜렷한 유전적 차이가 확인됐다.

 

이후 경남 남해와 강원권 동해안, 전남 신안, 제주, 부산 인근 해역 등 우리나라 여러 연안에서 흑상어 출현이 확인되면서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대형 상어류의 출현과 이동에 대한 연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번 분석을 통해 ‘부캉이’의 성별과 몸길이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수과원은 길이가 확인된 주변 지형지물과 영상을 비교해 부캉이의 체장을 약 3m로 판단했다. 또 배쪽 생식기 형태를 분석한 결과 암컷으로 특정했다.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발견된 이후 북항 친수공원 수로를 벗어나지 않고 장기간 머물고 있다. 부산시와 수과원 등 관계기관은 선박과 특수 제작한 대형 그물 등을 이용해 외해로 유도하는 작업을 진행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10월 2일에는 길이 50m, 높이 6.8m 규모의 그물을 이용한 구조 작업도 진행됐다.

 

이에 따라 관계기관의 대응도 무리한 구조보다 부캉이의 상태를 관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10월 6일 현재 부캉이는 북항 수로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까지 누적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수과원은 앞으로 부캉이의 유영 행동과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확인될 경우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응할 계획이다.

 

권순욱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대형 상어의 출현 사례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앞으로 혼획 조사 등을 통해 대형 상어류의 출현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생태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부캉이의 흑상어 최종 확인은 단순히 북항의 ‘명물 상어’ 정체를 밝힌 것을 넘어 우리나라 연근해에 출현하는 대형 상어류의 분포와 이동, 해양환경 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조사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흑상어가 국제적으로 개체수 감소가 우려되는 종인 만큼 향후 부캉이의 건강 상태와 북항 수로에서의 이동 여부에도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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