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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 구명조끼 미착용 첫 위반에 과태료 90만원…어업인 9명 810만원 부과 ‘형평성 논란’
입력 : 2026-10-11 08:59

2026년 7월 구명조끼 착용 전면 의무화…경남 남해안 8~9월 7건 적발, 선장·선원 모두 과태료 대상

 

어업인 “생명 보호 취지 공감하지만 첫 적발부터 90만원은 부담”…안전 확보와 조업 현실 고려한 제도 보완 필요

 

[한국농어민뉴스] 어선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가 전면 시행된 이후 경남 남해안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어업인 9명에게 총 8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면서 첫 위반부터 적용되는 90만원의 과태료를 둘러싸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어업인들은 해상 안전사고 예방과 생명 보호를 위한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생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첫 위반행위에 9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제도 운영의 합리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11일 창원·통영·사천해양경찰서의 단속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두 달 동안 경남 남해안에서 어선 구명조끼 미착용 사례 7건이 적발돼 선장과 선원 등 9명에게 총 8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적발된 9명은 모두 첫 위반으로 각각 9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다만 이는 감경 전 기준 금액으로 개별적인 감경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실제 납부액은 줄어들 수 있다.

 

해양경찰서별로는 사천해경과 창원해경이 각각 3건에 4명씩 적발했으며, 통영해경은 1건에 1명을 적발했다. 해양경찰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구명조끼 미착용 78건에 대해 계도와 경고 조치를 실시한 뒤 8월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갔다.

 

실제 지난 8월 24일 오후 2시께 경남 거제시 연초면 한내항에서는 1.16톤급 어선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조업하던 70대 선장과 50대 선원이 순찰 중이던 해양경찰에 적발됐다.

 

이어 9월 11일 오전 9시께 사천시 신수도 인근 해상에서도 4.86톤급 어선에 승선한 2명이 구명조끼 미착용으로 적발되는 등 소형 어선의 조업 현장에서 위반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단속은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어선안전조업 및 어선원의 안전·보건 증진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고 있다.

 

개정 법률 제24조는 어선에 승선하는 사람이 외부에 노출된 갑판에 있을 경우 구명조끼 또는 구명의를 착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선장에게도 승선자의 착용을 관리할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종전에는 태풍·풍랑 등 기상특보가 발효되거나 승선 인원이 2명 이하인 어선 등에 착용 의무가 적용됐으나, 개정 법률 시행 이후에는 어선 규모와 승선 인원, 기상특보 발효 여부에 관계없이 외부에 노출된 갑판에 있는 모든 승선자가 의무적으로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연안에서 조업하는 소형 어선은 물론 일반 어선에 승선하는 내국인과 외국인 선원 모두 구명조끼 착용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과태료 부과 근거는 같은 법 제58조 제5항과 시행령 제17조 및 별표 5에 명시돼 있다.

 

구명조끼 미착용 시 1차 위반은 90만원, 2차 위반은 150만원, 3차 이상 위반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위반 횟수에 따른 가중처분은 최근 1년간 동일한 위반행위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경우 적용된다.

 

특히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승선자뿐 아니라 선원이 착용하도록 관리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선장도 별도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만 시행령은 위반행위가 사소한 부주의나 오류에서 비롯됐거나 위반 상태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 등이 인정되는 경우 과태료를 50% 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위반자가 소상공인에 해당하고 과태료 체납이 없는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경제적 부담능력과 산업 여건 등을 고려해 최대 70% 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돼 있다. 다만 두 감경 규정은 중복 적용되지 않으며 실제 감경 여부는 관계기관의 판단에 따른다.

 

이처럼 법령에 과태료 감경 규정이 존재하지만 일부 어업인들은 첫 위반에 대한 기본 과태료 자체가 높게 책정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통영에서 조업하는 한 어업인은 구명조끼가 어구나 작업시설에 걸릴 수 있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등 조업 과정에서 불편이 발생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수상레저 활동 중 구명조끼 미착용이나 자동차 안전띠 미착용에 적용되는 제재 수준과 비교해 생업에 종사하는 어업인에게 첫 위반부터 90만원을 부과하는 것이 형평성에 부합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다만 각 법률의 규제 목적과 사고 위험성, 법적 책임 구조가 서로 다른 만큼 단순히 과태료 금액만 비교하기보다는 해상 조업의 위험성과 어업인의 실제 부담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령 어업인이 많은 연안 어촌에서는 구명조끼 착용 의무에 대한 반복적인 교육과 홍보, 작업 환경에 적합한 안전장비 보급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업인이 장시간 조업하는 과정에서 구명조끼가 어구에 걸리거나 작업 동선을 방해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 구명조끼보다 활동성이 높은 팽창식 구명조끼의 보급 확대와 현장 중심의 착용 교육도 중요하다.

 

그러나 어선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의 필요성은 실제 해양사고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2026년 상반기 주요 해양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한 사람의 생존율은 8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발표한 최근 3년간 관내 해양 사망사고 분석에서도 사망자 110명 가운데 97명인 약 88%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바다에서 발생하는 추락과 전복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해 구명조끼 착용을 생활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통계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은 어선 충돌과 전복, 해상 추락 등에 따른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구명조끼 착용 의무를 확대하고 있으며, 조업 활동에 편리한 팽창식 구명조끼 보급과 안전교육도 추진하고 있다.

 

해양경찰은 구명조끼를 단순히 몸에 걸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버클을 채우고 몸에 밀착되도록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불완전한 착용이나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 사용도 단속 대상이 될 수 있어 어업인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안전을 강화한다는 정책 목적과 어업인의 생업 현실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있다.

 

연안 어업은 기상 변화와 조업 환경에 따라 사고 위험이 높고, 어선 규모가 작을수록 해상 추락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구명조끼 착용 의무를 완화하는 것보다는 실효성 있는 안전 확보 방안과 합리적인 제재 기준을 함께 마련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첫 위반에 대한 계도와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고, 고의적·반복적인 위반과 단순 부주의에 따른 위반을 구분해 과태료 감경 기준을 합리적으로 운영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영세 어업인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구명조끼 구입 지원을 확대하고, 실제 조업환경에 적합한 안전장비를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과제로 꼽힌다.

 

구명조끼 착용은 어업인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안전수칙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단속과 처벌뿐 아니라 어업인이 스스로 안전수칙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2026년 7월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가 전면 시행된 이후 첫 위반 과태료 90만원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면서, 정부와 해양경찰이 어업인의 현장 의견을 반영해 안전 확보와 경제적 부담 완화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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