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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종자원, AI로 벼 수확 적기 예측…9,565필지 적용해 오차 ±3일
입력 : 2026-10-15 09:29

46년 기상정보·벼 생육정보 분석해 품종별 최적 수확시기 예측…정부 보급종 품질관리 강화

 

지방정부·민간 종자업체에도 프로그램 무료 제공…기후변화 대응 스마트농업 확대

 

[한국농어민뉴스]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벼 종자의 적정 수확시기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정부 보급종 생산현장에 적용했다.

 

올해 벼 24개 품종, 9,565필지에 적용한 결과 예측 수확시기와 실제 수확시기가 ±3일 수준으로 일치한 것으로 나타나 기후변화에 대응한 종자 생산관리의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국립종자원(원장 양주필)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원장 노건기) 전북본부와 공동으로 기상정보와 벼 생육정보를 분석해 수확 적기를 예측하는 'AI 기반 종자 수확기 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정부 보급종 생산현장은 물론 지방정부와 민간 종자업체에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기후변화로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등 이상기상이 빈번해지면서 벼의 생육과 등숙 과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같은 벼 품종이라도 재배지역과 기온, 강수량 등 기상조건에 따라 이삭이 여무는 속도가 달라져 적정 수확시기를 판단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정부 보급종으로 생산하는 벼는 일반 식용 쌀과 달리 이듬해 파종에 사용할 종자이기 때문에 발아율과 품질 확보가 중요하다.

 

벼를 지나치게 일찍 수확하면 종자가 충분히 여물지 않아 품질이 떨어질 수 있으며, 수확이 늦어질 경우 강우로 인한 수분 피해와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동안 벼 종자의 수확시기는 농업인의 재배 경험과 현장 관찰을 중심으로 결정해 왔다. 그러나 최근처럼 기상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경험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나 수확기 집중호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은 벼 재배지역과 품종, 출수일, 기상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필지별 적정 수확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프로그램은 생산자가 재배지역과 벼 이삭이 나오는 출수일 등 기본정보를 입력하면 1980년부터 2025년까지 46년간 축적된 적산온도 자료와 올해 기상정보를 분석해 벼가 익어가는 정도와 적정 수확시기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적산온도는 일정 기간의 기온을 누적해 작물의 생육과 성숙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로, 벼의 등숙 진행과 수확 적기를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AI가 분석한 결과는 그래프 형태로 제공돼 종자 생산농가와 현장 담당자가 벼의 생육상태와 예상 수확시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재배지역과 품종별 생육 차이를 반영하기 때문에 동일한 품종이라도 지역별 기상조건에 맞춰 수확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립종자원은 올해 정부 보급종 생산 대상인 벼 24개 품종, 총 9,565필지에 해당 프로그램을 적용했다. 그 결과 AI가 예측한 수확시기와 실제 현장의 수확시기가 ±3일 수준으로 일치해 현장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수확시기 예측과 실제 수확일을 비교한 것으로, 프로그램 도입에 따른 발아율 향상이나 생산량 증가 효과까지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다.

 

이번 기술은 정부 보급종 생산뿐 아니라 지방정부가 생산하는 원원종·원종 등 상위단계 종자와 민간 식량종자 생산현장에도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와 민간 종자업체는 별도의 AI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고도 동일한 분석 기준을 활용해 수확시기를 판단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종자 생산단계와 지역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수확 판단 기준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기상변화에 따른 종자 품질 저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남과 전북 등 벼 재배면적이 넓은 주요 쌀 생산지역에서는 품종별 수확 적기를 사전에 파악함으로써 수확작업 일정과 농기계 운영계획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확기 집중호우나 태풍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AI 예측정보와 기상예보를 함께 검토하면 농가의 수확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수확 여부는 현장의 벼 성숙도와 논 상태, 기상예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국립종자원과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전북본부는 앞으로 현장에서 축적되는 실제 수확자료와 기상정보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예측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농업위성 정보와 연계해 종자 생산을 위한 채종포의 생육상태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농업위성 정보가 연계되면 재배지역별 생육 차이와 작황 변화를 분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어 향후 AI 기반 종자 생산관리 기술의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주필 국립종자원 원장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자 하는 벼, 맥류 생산자단체나 기관들은 국립종자원으로 연락하면 프로그램과 활용 매뉴얼을 무상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변화로 과거의 경험만으로 적정 수확시기를 판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생산자가 기상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적정 수확시기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AI 기반 종자 수확기 예측 기술은 기상정보와 농업 데이터를 실제 영농 의사결정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현장 검증과 예측 정확도 개선이 이어질 경우 정부 보급종의 안정적인 생산과 우량종자 공급체계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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