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 시행…재혼가정 사생활 보호 강화
외국인 한글·로마자 성명 함께 표기 가능…전입신고 구비서류 간소화로 민원 편의 확대

[한국농어민뉴스] 10월 29일부터 주민등록등본과 초본의 가족관계 표기 방식이 달라진다. 재혼가정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기존의 ‘계부’, ‘계모’, ‘배우자의 자녀’ 등의 관계 표시를 ‘세대원’으로 단순화하고, 외국인의 한글·로마자 성명 병기와 전입신고 구비서류 간소화도 시행된다.
행정안전부(장관 윤호중)는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와 행정서비스 이용 편의를 강화하기 위해 개정된 「주민등록법 시행령」과 「주민등록법 시행규칙」을 2026년 10월 2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민등록 제도 개선의 핵심은 가족관계에 따른 불필요한 사생활 노출을 방지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하는 한편, 외국인의 신원 확인 절차와 주민등록 관련 민원 처리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있다.
그동안 주민등록표 등·초본에는 세대주를 기준으로 가족관계가 구체적으로 표시됐다. 재혼가정의 경우 ‘배우자의 자녀’, ‘계모’, ‘계부’ 등의 표현이 기재되면서 각종 증명서 제출 과정에서 당사자가 공개하고 싶지 않은 가족관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취업이나 학교생활, 금융거래 등 주민등록등본 제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재혼 여부와 가족 구성 형태가 간접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개인정보 보호 차원의 제도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주민등록 등·초본을 ‘일반’으로 발급받을 경우 세대주 본인과 배우자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세대주와의 관계가 ‘세대원’으로 표시된다. 민법상 가족의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그 밖의 사람은 ‘동거인’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재혼가정에서 배우자가 이전 혼인관계에서 낳은 자녀도 별도로 ‘배우자의 자녀’라고 표시하지 않고 다른 가족과 동일하게 ‘세대원’으로 표기한다.
이는 주민등록등본에 나타나는 관계 표시만으로 재혼 여부나 가족 구성원의 개인적인 사정이 드러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가족 구성원의 등재 순위도 개선된다. 종전에는 배우자의 자녀가 세대주의 자녀보다 뒤에 기재되는 방식이었으나, 개정 제도에서는 세대주와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을 같은 순위로 등재하도록 변경했다.
이를 통해 주민등록표에서 가족 구성원 간 불필요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재혼가정의 자녀 역시 행정서류상 차별적인 구분 없이 기재되도록 했다.
다만 가족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까지 상세한 정보 제공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제출기관에서 구체적인 가족관계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 ‘일반’ 발급을 안내하되, 민원인이 필요에 따라 ‘상세’를 선택하면 기존처럼 부모·자녀 등 구체적인 가족관계가 기재된 주민등록 등·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해야 하는 국민은 제출기관이 요구하는 정보의 범위를 확인한 뒤 일반 또는 상세 표기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이번 개정에서는 국내 거주 외국인의 신원 확인 편의를 높이기 위한 주민등록표 성명 표기 방식도 개선됐다.
그동안 외국인의 가족관계등록 서류에는 이름이 한글로 표시되는 반면 주민등록표 등본에는 로마자 성명만 기재되는 경우가 있어 서로 다른 서류에 표시된 이름이 동일인임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불편이 발생했다.
앞으로는 주민등록표 등본에 외국인의 한글 성명과 로마자 성명을 함께 표시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행정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에 관련 서류를 제출할 때 서로 다른 표기 방식으로 발생하는 신원 확인 문제를 줄이고, 가족관계 확인과 각종 민원 처리의 정확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의 주민등록표 기록사항을 정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신청인 범위도 확대된다.
종전에는 해당 외국인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했으나, 개정 시행령에 따라 해당 외국인이 속한 세대의 세대주 또는 세대원도 관련 기록사항의 정정·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전입신고 및 전입신고 사실 통보 서비스 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류 제출 부담도 줄어든다.
행정안전부는 행정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공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행정정보 공동이용’ 제도를 활용해 민원인이 직접 준비해야 하는 구비서류를 간소화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전입신고 과정에서 행정기관이 공동이용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민원인이 별도로 제출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입신고 사실 통보 서비스는 본인의 주민등록 주소지에 전입신고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제도로, 주소지 관련 정보 확인과 주민등록 관리에 활용된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주민등록 관련 민원의 처리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행정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정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지난 4월 28일 공포됐으며, 행정안전부는 시행까지 약 6개월 동안 주민등록시스템 개선과 관계기관 협력, 대국민 홍보를 추진해 왔다.
특히 지난 9월 9일 성평등가족부 및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제도 홍보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재혼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아울러 개정 제도 안내 포스터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카드뉴스를 게시하는 등 주민센터와 행정 일선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홍보 활동도 진행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번 주민등록법 시행령 시행으로 재혼가정의 사생활을 더 세심하게 보호하고 외국인의 행정 불편을 해소하길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국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과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펴 주민등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주민등록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은 재혼가정의 가족관계 표기 개선에 그치지 않고 개인정보 보호와 외국인의 행정 접근성 향상, 민원서류 간소화를 함께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주민등록등본 발급 과정에서 불필요한 개인정보 노출을 줄이고, 필요한 경우에만 상세한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국민의 사생활 보호와 행정 편의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