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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옥창열/시조시인.수필가
하늘(天)
가뭄에 단비 내려 갈증을 없애주고
뜨거운 햇볕 쪼여 오곡을 살찌우니
인간사 길흉화복이 네 손에 달렸구나
땅(地)
짓밟고 더럽혀도 한 마디 불평 없고
뿌린 대로 거두니 시비 걸 일이 없네
만물을 품에 안고서 어미처럼 길러낸다
물(水)
언제나 몸 낮추니 다툴 일 전혀 없고
더러움 씻어주니 모두가 좋아하네
천지에 마땅한 덕이 너 말고 또 있는가
불(火)
맛있는 밥 해주고 쟁기도 만들다가
한 번 화가 나면 세상을 잿더미로
문명의 영고성쇠를 쥐락펴락 하누나
바람(風)
담벼락 어림없다 그물도 소용없다
산 넘고 물을 건너 한가로이 주유하니
그 누가 제지할쏘냐 부럽기 한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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